자기소개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저는 오윤식이고, 시각디자인과를 08년에 졸업하고 개발자로 일하고 있어요.
미술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 만화를 좋아했고, 만화 그리는 것도 좋아했어요. 나중에 만화가가 되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어쨌든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죠. 중학교 때 사춘기를 겪으면서 그림을 잠시 접었는데, 고등학교 1학년 때 대학교 갈 생각하면서 어렸을 때 생각이 다시 났어요. 그래서 미대를 가야겠다고 결정하고 입시 미술을 시작했어요. 만화가가 되면 경제적으로 힘들지 않을까 생각해서 애니메이션 관련 쪽으로 가려고 시각디자인과에 왔어요.
졸업하고 어떤 일을 했나요?
첫 직장은 웹디자인 에이전시로 갔는데 월급과 집에서의 거리, 그런 환경적인 것만 보고 갔어요. 디자이너로 일했는데 종종 기획이나 진행까지 같이할 경우가 있었어요. 그런데 웹은 개발자와 팀으로 일할 수 밖에 없잖아요. 일정 조율이나 협조 요청에서 개발자와 소통이 어려웠고 권위가 느껴졌어요. 그러다 보니 개발자와 클라이언트 사이에서 곤란해지는 상황이 계속 생기는 거에요. 그런 상황이 반복되니까 제가 어쩔 수 없이 조금씩 코드를 보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많이 헤매긴 했는데 계속 보다 보면 신기하게 연관성이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변경을 해보고 바로 적용되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그렇게 처음에는 답답한 마음에 개발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요.
웹 개발을 어떻게 공부하셨어요?
HTML로 시작해 다음에는 자바 스크립트를 공부했어요. 그러면 점점 개발에 대한 개념을 익히게 돼요. 학원에 다닐까 고민하기도 하고 오프라인 강의도 들었는데, 정해진 진도가 있고, 개발마다 언어가 다르다 보니까 해당 프로젝트에 맞는 언어를 암기하게 되더라고요. 결국엔 독학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외국 문서를 많이 찾아봤어요. 다행히 신뢰를 잘 쌓아놔서 회사에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지원도 해줬어요. 그렇게 공부한 지 일 년쯤 됐을 때 완전히 개발자로 전향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못할 것 같았던 개발 업무도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만약 혼자 개발 공부하라고 했으면 못 했을 것 같아요.
개발하시면서 전공과 달라서 어려운 점이 있나요? 대단히 많아요. 개발 자체가 보통 컴퓨터공학과를 전공한 친구들이 많잖아요. 개발을 접한 지가 적어도 4~5년 정도 차이가 나니까 느끼는 이론에 대한 부족함이 있죠. 프로그램의 구조를 알기 위해서는 개념을 알아야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당연한 것들을 저는 계속 질문해야 했어요. 인터넷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진행하다 모르는 개념이 생기면 검색하고, 거기에서 다시 검색하고 하면서 하다 보니까 개발의 이론까지 가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공부를 많이 했어요. 실무는 그래도 이제 경력이 생겨서 큰 어려움은 없어요. 원래 이론이나 개념과 실무는 조금 다르기도 하고요.
디자인을 전공한 게 어떤 영향을 주나요?
디자이너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거 같아요. 팀 작업이 많다 보니까 팀워크와 소통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디자이너의 고충을 아니까 좀 더 도와줄 수 있고 의견도 낼 수 있어요. 어려움을 헤아리고 맞춰주려고 하기도 해요. 가끔 화면에서 작은 위치 차이 때문에 개발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러면 디자이너가 수긍할 수 있도록 기분 나쁘지 않게 설명해주고 아니면 반대로, 왜 이렇게 디자인했을지를 생각해 반영하기도 하고요. 다른 하나는 디자이너에게 맡겨야 할 일도 어느 정도는 할 수 있다는 거에요. 급하게, 간단하게 해야 할 일은 직접 할 수 있어요. 다른 팀에 요청하는 건 생각보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오히려 귀찮을 때가 있거든요. 그런 시간을 줄일 수 있어요.
진로 결정에 대해 고민하는 후배들에게도 한마디 부탁해요. 제가 웹디자인을 처음 시작한 게 큰 이유가 아니었잖아요. 이렇듯 삶이라는 게 계획한다고 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현재 상황에 맞게 선택한 것을 계속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 안에서 스스로 적성을 찾게 되고, 그 거에 맞는 일을 하게 되더라고요. 고민은 좋지만, 걱정은 하지 마요. 아무 경험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뭐하지, 뭐하지’하는 것보다 무작정 아무 일이든 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 것 같아요. 일하다 보면 환경에 따라서 고민이 계속 생길 거에요. 그때그때 맞는 선택을 하면서 찾아가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요.
- 오윤식, 시각디자인학과 졸업 '08, NHN Technology Services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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