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전공은 4~6년의 배움인데, 전공을 안 살린다고 한들 크게 의미가 있을까요? 디자인을 전공하면 모두 디자이너가 되어야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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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2호
“사실 디자인을 공부한 건 몇 년 안 되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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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를 시작하고, 구독자를 어떻게 모아야 하나 걱정이 많았어요. 개인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고 활동하는 커뮤니티에도 공유했죠. 첫 주부터 꽤 많은 사람이 빠르게 구독을 신청해 주셨어요. 지인 많긴 했지만, 전혀 모르는 새로운 사람들도 구독 신청을 해주시는 게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그렇게 벌써 2호를 발행할 때가 되어 보니, 감사하게도 무려 60명이 구독을 신청해 주셨어요. 물론 '백 명, 천 명, 만 명이 넘는 뉴스레터도 있다고 하는데, 60명이 대단한 건가?' 싶을 수 있지만, 사실 제가 뉴스레터를 시작한 건 한 달밖에 안 됐잖아요? 어쩌면 기준이 다를 뿐, 우리가 무언가 해온 과거는 앞으로 해 나갈 미래에 비해서 짧은 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 우리, 짧을지도 모르는 과거를 돌아보며 아쉬워하기보다는 더 길지도 모르는 미래를 내다보며 더욱 끈기 있게, 꾸준히 달려가 보는 건 어떨까요?
(그래도 더 많은 분들이 뉴스레터를 본다면 더 힘을 내서 달려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많은 공유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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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학교에 오기 전에는 내가 선택한 전공에서 어떤 걸 배우는지 알기 어렵잖아요? 어떻게 보면,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로 선택한 전공으로 수년을 보내야 하는 건 너무 가혹한 게 아닌가 싶어요. 물론 전과도 있고, 편입도 있고, 그만둘 수도 있지만, 그래도 선택한 전공을 지키고 싶잖아요. 그렇다면 전공 외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지고 시간을 써봐도 좋을 것 같아요. 혹시 누가 알아요? 우연히 접한 흑인음악 동아리 덕분에 한국 대표 가수가 될 수도 있을지 말이에요. 전공 말고 즐겁게 했던 일이 떠오른다면, 그 기억을 살려서 다시 한번 가볍게 도전해 보는 건 어때요?
*인터뷰이의 이름을 누르면, 인터뷰 전문을 볼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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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노래하고 연주한 영상을 SNS에 종종 올렸어요. 과 안에서도 ‘노래하는 애’라는 인식이 있었고요. 미대 밴드에서 보컬 활동도 하고, 마음 맞는 친구들과 제 노래를 편곡해 학교에서 하는 전시회에서 공연도 했어요. 그러다 <케이팝 스타 4>에 참여하면서 TV 데뷔를 하게 됐어요.
소속은 디자인과였지만 항상 마음속 1순위는 음악이었어요. 대학교 때도 밴드에 들어가는 게 버킷리스트였고요.
교환학생을 마치고 4개월 동안 배낭여행을 하고 돌아왔어요. 여행하면서 예술학, 사회학에 관심이 깊어져서 한국에 돌아와 관련 수업을 들으러 다니고 공부도 했어요. 안 읽던 종류의 책도 많이 읽고 글도 쓰고요.
싸이월드에 글을 꾸준히 올려서 ‘권 작가’라고 부르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공원을 산책하며 떠오르는 생각 같은 것을 정리한 글을 ‘공원일기’라는 이름으로 2년 정도 쓰기도 했고요.
해야 할 것은 다 했지만, 마음속은 아웃사이더였어요. 마음속 방황이 심했고, 디자인에 대한 흥미를 못 느꼈죠. 해야 하는 것도 의무감에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적성을 찾아보려 판화, 동양화, 금속공예, 도자공예, 유리공예 등 다양한 매체를 한 번씩은 다 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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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프로덕트 매니저의 편지
“대학에서 전공은 4~6년의 배움인데, 전공을 안 살린다고 한들 크게 의미가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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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디자이너가 중단된 건 거의 5년이었어요. 그사이에도 종종 인터뷰 신청이 있긴 했는데,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했을 무렵, 눈에 띄는 신청이 있었어요. 디자이너라는 정체성을 잊고 살았는데 가볍게 커피챗을 하고 싶다고 말이죠. 그렇게 온라인으로 한 시간 정도 커피챗을 한 후, 직접 운영하는 북클럽 '서울 크리에이터 클럽'에 초대를 받았어요. 일정이 꽤 빡빡하던 때라 고민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직접 한번 만나고 싶어 참가하기로 하고 인터뷰까지 하기로 약속을 잡아버렸어요. 인터뷰를 앞두고 도착한 노션으로 만든 인터뷰 답변지에는 통통 튀는 답변이 많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덕분에 참여한 북클럽도 너무나 새롭고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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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저는 윤훈영이고, 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방황 끝에 지금은 스타트업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어요.
미술은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 건 초등학생 때부터인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주위에 똑똑한 친구들이 많았어요. 학업 영역에서는 노력해도 더 잘 할 수 없다고 생각했죠. 그때 유일하게 칭찬받았던 게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였어요. 생각해 보면 엄청난 재능이 있던 건 아닌데, 좋아하니까 더 잘하고 싶고, 또 많이 하면서 만들어진 결과였던 것 같아요. 처음 만난 효능감이 계기가 돼서 미술을 좋아하게 된 거죠.
졸업하고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처음에는 글로벌 대기업에서 그로스 인턴을 8개월 정도 했고, 글로벌 스타트업에서 다시 사업 개발 인턴을 했어요. 그다음 B2B SaaS 스타트업에서 정규직으로 1년 정도 그로스 마케터로 일을 하고, 퇴사 후 AI에 꽂혀서 AI 부트 캠프를 한 6개월 정도 다녔어요. 그 후에 많이 고민했는데, AI 기술을 활용하는 회사에서 일하면 그래도 지금까지 해왔던 여러 직무가 연결될 수 있는 일일 것 같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AI 관련 프로덕트를 만드는 PM이 되어서 일한 지 7개월이 됐어요. 업무 외로는 스터디모임장, 에어비엔비, 스타트업 마케팅 외주, 과외, 커뮤니티 빌딩 등 다양한 사이드프로젝트를 해 왔어요.
업무 외의 일도 궁금한데요. 서울크리에이터 클럽은 어떤 이유로 시작하게 되었나요? 큰 집에서 살고 싶지만, 비싼 주거비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교 때 친구와 함께 살게 됐어요. 대학교 때 재미있었던 포인트들을 사회에 나가면서 잊고 지내게 됐는데, 그 시절이 좀 그립고 갈증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퇴근 후 삶이 좀 더 재미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서로의 친구들을 집에 초대했고, 모임을 할 때 콘텐츠가 있으면 좋겠다 싶었죠. 모임이 새로운 영감을 주는 것을 느끼면서, ‘본격적으로 커뮤니티를 만들어야겠다!’라고 결심하고 계속해 오고 있어요.
디자인과를 나와서 지금 하는 일에 어떤 점이 도움이 되는지, 혹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궁금해요. 생각하는 걸 남들이 알아볼 수 있는 형태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이게 놀랍고 멋진 스킬셋이라고 믿어요. 남들을 설득하거나 의사결정에 시간과 에너지를 덜 써도 되는건데, 그러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해나가는 본질적인 것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쓸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면, 남들이 뭐라고 생각하건 먼저 시작해보고, 실패해보고, 레슨런을 통해 수정해나갈 수 있기도 해요. 저는 이런 스킬셋이 있어서 실행에 주저함이 없고, 어떤 일이든 Go-getter mindset으로 임할 수 있었어요.
지금 가지고 있는 꿈이 있나요? 제 주변엔 정말 다양한, 자기다운 인생을 사는 친구들이 있는데 꿈을 이루는데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기꺼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제 꿈이에요. 하루를 살더라도, 저 자신에게 솔직하고, 마음이 동하는 것, 제가 생각하는 가치를 만드는데 있어서 주저하지 않는 그런 삶을 살고 싶어요. 그리고 올해 안에 책도 써보고 싶고요.
디자이너가 아닌 다른 진로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해요. 사실 전공을 살린다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삶은 사실 늘 새로운 것들을 배워나가는 것의 연속이잖아요. 대학에서 전공은 4~6년의 배움인데, 전공을 안 살린다고 한들 크게 의미가 있을까요? 오히려 전공 외에 내가 더 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이 멋진 것 같아요. 한가지 더 말해주고 싶은 것은, 나중에 디자인이 그리울 때, 다시 디자이너가 돼도 된다는 거예요. 원래 마음이란게 이랬다저랬다 할 수 있잖아요. ‘현재’의 결정과 마음이 중요한 거죠.
- 윤훈영, 생활디자인학과 졸업 '21, AI 관련 프로덕트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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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온 편지
“힘든 시기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잘 살아갈 거예요. 그러니 지금, 이 순간만큼 후회 없이 잘살아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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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디자이너 세 번째 책, 제주 이야기는 사실 처음부터 기획했던 3부작이었어요. 제주 관련 커뮤니티에 글도 올리고 직접 제주도에 내려가 서점에 일명 '찌라시'를 뿌렸던 경험도 있었죠. 어떤 경로인지 모르지만, 그 당시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분들이 계셨는데, 6년 만에 다시 연락드렸을 때 연락을 닿은 건 오직 한 명뿐이었어요. 많은 사람이 금방 떠난다는 제주에서 5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왔고, 곧 다가올 10년을 기다리고 있는, 세화씨문방구 운영자 이진아님의 이야기를 전해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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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의 풍경을 그리고 문구류로 만드는 세화씨문방구를 7년째 운영 중인 이진아입니다. 제주 내려온 지는 8년 차가 됐네요.
미술을 시작하게 된 건 언제이고,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족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아버지가 산업디자이너 출신이셨고 어릴 때 사무실에 놀러 가서 설계 도면을 구경했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사촌 언니가 어릴적에 옷 그림 그리는 노트를 보여줬었는데 정말 멋지다고 생각하곤 했어요. 그런 영향 때문인지 중학교 때부터 미술을 하고 싶어 했고 입시 미술은 고2 때 시작했어요. 미대에 무슨 과가 있는지도 모를 때라서 원서 쓰면서 시각디자인과를 처음 알게 된 것 같아요. 중학교 때부터 포토샵으로 축전 만드는 걸 좋아했는데, 그런 작업을 할 수 있겠다 싶었죠.
졸업 후에는 어떤 일을 했어요? 졸업 전시 끝난 해 12월부터 서울 생활을 시작했어요. 첫 회사가 정말 멋진 디자인 스튜디오였는데 디자인에 미쳐야 살아남을 수 있는 그런 분위기였어요. 지금도 그렇겠지만 야근도 정말 많았고 제가 버티고 있기에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저랑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 1년 정도 다니다가 결국 퇴사를 했어요. 그 후 출판사에서 일하면서 책의 표지와 내지 디자인도 했지만, 대표님께서 출강하시는 학교의 학생들 전시 포스터나 도록 등도 맡아서 하게 됐어요. 즐겁게 일하고 디자인 실력도 많이 늘었는데, 작업량이 너무 많다 보니까 나중에는 번아웃이 오더라고요. 대표님께서는 밤낮없이 일하시는 스타일이시고 다양한 의견을 많이 내주셔서 혼자 일하기엔 여러모로 힘들었어요. 그때 제주도에 잠시 내려왔다가, 아예 제주도에 살아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주도에 내려와서 살겠다고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어떻게 결정하게 됐어요? 그때가 스물일곱인데, 제주도가 너무 좋다 보니 결혼하기 전에, 좀 젊을 때 한번 살아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더 늦기 전에 빨리 뭐든지 시작해보자 싶었죠. 그렇게 세화에 있는 카페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카페를 쉬는 날이면 펜, 색연필 등 손으로 그린 그림엽서를 만들어 플리마켓에 가지고 나가서 팔고요. 그게 세화씨문방구의 시작 같은데, 지금 생각해 보면 원화 엽서를 정말 저렴하게 팔았었네요.
지금 가지고 있는 꿈이 있나요? 처음 제주에 왔을 때, 뭐든 한 가지에 몰두해서 10년 동안 해보자고 마음먹었어요. 이 자리에서 세화씨문방구로 10년을 채워보고 싶어요. 그리고 그 뒤에는 또 어디에서 살지 고민하고 있어요. 종종 여행을 가곤 하는데, 갈 때마다 그 지역에 사는 걸 고민하거든요. 남해나 경주 같은 곳에서 살게 될 수도 있고 남편이 있는 서교동에 세화씨문방구를 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미래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제가 제주에 내려올 수 있던 계기들을 생각해 보면 서울에 있을 때도 여기저기 많이 보러 다니거나, 당일치기라도 짧게 여행하는 걸 좋아했던 것 같아요. 회사를 잠깐 쉬게 되었을 때 북유럽에 한 달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요. 그때도 무모하게 적금을 깨고 책 한권 들고 훅 떠나버린 기억이 나네요. 제 인생에 혼자 첫 해외여행이었는데 두렵고 무서웠지만 막상 경험해 보니까 정말 좋더라고요. 많이 다니고 많이 보고 했던 경험이 뒤돌아보면 큰 자산이 되었던 거 같아요. 마음이 힘들어질 때는 어디든 훌쩍 떠나보는 걸 추천해 드려요. 그런 행동들이 차차 쌓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뭐든 할 수 있는 내가 되어 있을 거예요. 그리고 힘든 시기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잘 살아갈 거예요. 그러니 지금, 이 순간만큼 후회 없이 잘살아 봐요.
- 이진아, 시각디자인과 졸업 '12, 세화씨문방구 대표, 제주 생활 8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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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제주도에 살고 있는 디자인 전공자를 알고 있나요?
안녕, 디자이너는 제주에 살고 있는 디자인 전공자들의 이야기를 찾고 있어요.
어떤 이유에서 제주에서 살게 되었는지, 그 고민의 과정은 어땠는지, 지금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물어볼 예정이에요. 이를 통해 전공과 일, 그리고 삶의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을 만들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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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디자이너 두 번째 호는 어땠나요?
요즘 하고 있는 고민이 있나요?
다른 디자인 전공자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함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익명 방명록에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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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디자이너에 나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나요?
안녕, 디자이너가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으러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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